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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끝나지 않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4년(2) _조찬옥

기사입력 2026-04-21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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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찬옥
(사)민주화추진협의회 사무총장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나토의 역할
-나토의 역할과 존립 이유의 부활-
       
나토는 러·우 전쟁을 통해 사라질 뻔했던 존재 이유를 되찾았다. ‘냉전 종식 이후 나토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시달려 왔었다. 그러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그 질문을 단숨에 지워 버리게 되었다. 이 전쟁을 통해 나토는 더 이상 단순한 집단방위 동맹이 아니라 위기를 관리하고 긴장을 유지하는 정치 군사적 장치로 기능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냉전 이후 존립 이유를 상실했던 나토는 러시아라는 명확한 적을 되찾았고,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과 동유럽 확장을 정당화했다. 

조직의 확대와 군사적 재무장이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은 나토 확장의 상징적 성과며 회원국들은 국방비를 대폭 증액했고, 군수산업과 군사 인프라는 다시 성장궤도에 올랐다. 나토는 더 크고 더 단단해졌다. 또한, 유럽 안보 질서의 재편이었다. 이 전쟁에서 나토는 총을 쏘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의 방향 속도 지속 여부에는 결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토는 참전은 하지 않았지만, 전쟁의 한 축이 되었다. 무기 정보 훈련 군수는 제공했지만, 병력 투입은 철저히 배제하였다. 이는 평화를 위한 절제라기보다 위험은 외주화하고 통제권은 유지하는 전쟁 관리 전략이었다. 전쟁의 비용은 우크라이나가 치르고 전략적 효과는 나토가 챙기게 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독자적 안보 논의를 사실상 중단하고 다시 나토 중심 구조로 회귀했다. 전략적 자율성이라는 구호는 사라졌고 유럽 안보는 나토를 통해 관리되는 체제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실익은 대가 없는 성과가 아니다.

나토는 방어 동맹이라는 정체성을 희석시켰고, 갈등을 억제하는 기구가 아니라 갈등을 전제로 존속하는 조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나토의 영향력은 커지지만 동시에 유럽 대륙의 불안정도 구조화된다. 결국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토는 패배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제도적·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불편한 진실이다. 나토의 안정은 전쟁의 종결이 아니라 위기의 지속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나토를 살렸지만, 유럽의 평화를 살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유럽의 자율적인 안보가 아니라 미국 영향력의 제도화라는 점에서 본질은 분명하다. 나토는 방어 동맹이 아니라 미국 패권을 떠받치는 구조물이 되었다. 그러나 나토는 방어 동맹이라는 정체성을 잃고 갈등을 억제하는 기구가 아니라 갈등을 전제로 존속하는 조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전쟁이 끝날수록 나토의 역할은 약해졌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나토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이는 나토가 평화보다 긴장을 필요로 하는 구조에 들어섰음을 의미하고 있다. 

결국 우·러 전쟁에서 나토는 패배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도적으로, 정치적으로 실익을 챙겼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유럽 대륙은 더 불안정해졌고, 우크라이나는 소모되었다. 우·러 전쟁에서 나토는 싸우지 않았지만, 전쟁을 통해 살아난 것이다. 방패를 들지 않았지만, 전쟁의 질서를 설계한 조직이 바로 나토였다.

중국 - 때를 기다리는 도전자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신중한 플레이어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중국은 결코 앞에 나서지 않았다. 이는 전략적 후퇴가 아니라 장기전을 염두에 둔 인내다. 그렇다고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버리지도, 전면적으로 안지도 않았다. 이는 중국이 아직 미국과 정면충돌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현실 인식의 결과다.

중국은 미국이 전쟁을 직접 치르지 않고도 상대를 소모시키는 방식을 학습했고, 제재와 금융, 에너지 통제가 전쟁만큼 강력한 무기임을 확인했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중국은 서두르지 않는다. 미국 중심 질서가 내부에서 마모되기를 기다리며 비서방 세계의 불만과 균열을 흡수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은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도 상대를 소모시킬 수 있다는 점과 에너지 금융 기술 제재가 전쟁 못지않은 무기라는 점을 깨달은 것이다. 이는 대만 문제를 포함한 향후 전략에서 중국을 더욱 신중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식 질서가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은 비서방 세계에서 확산되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본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존재
-고립국가에서 전략의 변수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강대국들의 충돌이었지만, 그 틈에서 가장 영리하게 움직인 국가는 북한이었다. 이것이 북한이 얻은 가장 큰 실익이었다. 이 전쟁으로 북한은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났다. 러시아가 전쟁 장기화 속에서 군수와 인력을 필요로 하면서 북한은 다시 전략적 파트너가 되었다.

대북 체제 제재는 사실상 무력화되었다. 유엔 안보리의 기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마비되면서 제재는 선언에 가까워졌다. 또한, 현대전의 실전 데이터를 축적시키고 자국 무기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은 시간을 벌었다.

외부 압박이 분산되는 동안 체제 안정은 강화됐고 핵과 미사일 개발은 지속되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에게 번영을 주지는 않았지만, 체제를 연장할 시간과 공간을 제공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북한을 부강하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다시 고립시키지는 않았다. 이 전쟁이 북한에게 준 것은 돈이 아니라 무시당하지 않는 위치를 만들어 주었다. 국제질서가 흔들릴수록 가장 집요한 국가는 늘 같은 방식으로 살아남는다. 북한은 이번에도 그 공식을 증명했다.

남양주신문 (nyji31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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